안녕하세요, 리더스아이입니다.

오늘은 요즘 많이 회자되고 있는 작업기억과 글 읽기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작업기억이란?

작업기억(working memeory)은 기억에 대한 하나의 이론에서 나온 개념입니다. 오랫동안 뇌과학자들은 기억이 두 개가 있다고 보았는데요, 하나는 단기기억이고, 다른 하나는 장기기억입니다. 단기기억은 외부의 자극 때문에 잠시동안 무언가를 기억하는 것이라면 장기기억은 체계적으로 저장되어 정보를 아주 오랫동안 기억하면서 꺼내어 쓸 수 있는 기억입니다. 그런데 앨런 배들리가 이런 이중기억이론은 단순한 유형화에 불과해서 뇌가 실제 작동하는 방식에 대해서 별로 알려주는 바가 없다면서 다른 이론을 제안합니다. 이것이 작업기억입니다. 작업기억은 과제에 따라 정보들을 이용하고 처리하기 위해 기억을 이용하는 체계를 말합니다. 단기기억과 비슷해 보이지만, 기억을 담고 있는 시간의 길이가 아니라 기억을 이용한 뇌의 과제해결 과정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죠.

작업기억은 글읽기에서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글읽기도 결국은 하나의 과제이니까요. 우리가 책을 읽는 동안에 응시한 단어에 대한 정보는 음성 정보와 위치/이미지 정보가 각각 다른 방식으로 잠깐 저장됩니다. 이것을 기존에 알고 있는 정보와 비교해서 의미를 파악하게 되는 것이죠. 그런데 독해가 어려운 아이들은 이 기술들이 자동화되지 않아서 그만큼 작업기억에 과부하가 걸리게 된다고 합니다. 글을 시간 내에 읽어야 한다는 압박감이 생길수록 그만큼 그 (눈)운동 자체에만 집중하게 되면서 의미파악을 놓치기 쉽다는 뜻입니다.

글읽기가 어려운 아이의 글읽는 패턴

사례를 하나 소개할까 합니다. 이 아이는 평범한 초등학교 2학년 학생이에요. 어느 정도 글을 읽을 수 있고 과제 집중력도 좋은 편입니다. 검사하는 동안 한 눈을 팔거나 기계를 만지작거리지 않고 계속 의젓하게 똑바로 앉아서 화면에 집중했었거든요.

리더스아이를 통해서 글을 읽도록 하여 시선의 움직임을 살펴 보았습니다. 첫번째 글은 저학년 학생들이 읽을 수 있는 수준의 동물들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우화였어요.

 

그런데 위의 그림을 보시면 첫번째줄 “개미”에서 부산히 움직이던 눈은 거의 읽지 못하고 깜박이기만 하다가 실험 진행자가 “어디까지 읽었어?” 물어보자 뒷부분에서 조금 읽고 문제풀이로 넘어갑니다. 뒷부분을 읽을 때에도 시선이 꽤 산만하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문제는 반만 맞았고요. 개미와 베짱이 이야기를 알고 있다고 했으니 이미 알고 있는 내용으로 추측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아래의 정보를 보시면 다른 것보다도 우선 읽기 집중력이 떨어지고 정보탐색의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과제에 집중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색동바에서 “초록색” 안에 별이 있어야 정상 수준입니다. 읽기 집중력과 관련이 있는 동콩크기 변화율이나 응시비율 변화율이 고위험군 범위에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두 번째로 조금 더 읽기 편한 글을 제시해 보았습니다.

글을 읽는 눈의 움직임은 첫번째에 비해 확실히 안정적인 편입니다. 읽기 집중력도 이번에는 좋아서 깜박임 빈도라던가 응시비율 변화율도 정상수준입니다. 다만 응시(파란 원)가 고르지 않고, 눈의 순행에서 이탈하는 움직임(보라색, 노란색, 분홍색 선)이 많이 관찰됩니다. 순행에서 이탈하는 움직임이 많기 때문에 응시시간이 그리 길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읽기 속도는 초당 단어 수 1.48로 조금 느린 편입니다. 응시 비율도 91.5%로 높고 역행비율도 적은 편이지만 읽은 줄 비율 (30.8%)이 낮아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탐색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위의 막대그래프를 보시면 문제 탐색율은 9.0%로 정상범위(15.4%~43.5%)보다 낮습니다. 정답도 맞추지 못했습니다.

위는 문제를 풀 때 시선의 움직임을 나타낸 그림입니다. 보시면 “소~”를 파악한 후 “사자와 소는 친구”까지 확인을 했지만 친구인지 아닌지는 확인하지 않은 채로 문제에서  친구인지 아닌지를 고민하는데만 시간을 쏟았습니다. 보통 글을 잘 읽는 아이들은 우선 문제와 문제를 풀 때 필요한 부분을 꼼꼼히 읽기 때문에 이런 시선 패턴은 나오지 않습니다. 그런데 문제와 문제를 풀기위한 핵심영역을 이렇게 대충 파악하고 있습니다. 문제를 푸는 패턴을 보면 과제해결에 집중하지 못하고 있음을 알 수 있어요. 그 이유는 역시 작업기억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빨리 읽을 수 있을 만큼의 훈련이나 뇌기능이 뒷받침되지 않는데, 빨리 읽어내야 한다는 압박감에 작업기억에 과부하가 걸려서 눈이 읽는 “운동”은 해내지만 의미를 파악해 내는 과제를 실패하게 됩니다.

이런 아이들은 쉽고 재미있는 문제풀이 등을 수행하는 작업을 많이 하면서 추리를 하듯이 책에서 단어나 구절을 찾아내어 비교하는 과제를 해결하는 훈련이 꾸준히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천천히 읽어도 괜찮다는 식으로 마음의 부담감을 덜어주는 일도 필요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