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리더스아이입니다.

오늘은 단지 글 읽기가 어려운 아이들과 지능이 낮거나 발달 자체가 더딘 아이와 어떻게 다른지 알아볼까 합니다.

글을 잘 못읽는 사람들은 지능이 낮다?

글을 읽기 힘들어 하는 아이들 가운데는 똑똑한 아이들도 있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글 읽기를 힘들어하는 아이의 경우에도 말을 하거나 다른 활동을 할 때 전혀 문제가 관찰되지 않고 오히려 다른 아이들보다 똑똑해 보이는 경우도 있다고 말이죠. 이런 아이들 가운데는 지능 검사를 해보면 일반 아이들과 지능에서 차이가 없을 수도 있다고 합니다.

이 말만 들어도, 여러분은 “난독증”인 아이들에 대해 상당히 많은 사실들을 추론해낼 수 있습니다. 첫째로 멀쩡하게 많은 과제를 훌륭하게 수행하고 칭찬받던 아이가 유독 단 하나의 과제, 즉 글을 읽어내는 과제에서 계속 실패하는데, 그 좌절감이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클 것입니다. 좌절이 쌓이다보면 어른이 되어 건강한 자존감에서 비롯되는 행복감을 느낄 수 있는 능력을 영원히 박탈당할 수도 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자신이 잘 하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서 감추느라 들이는 불필요한 노력 등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글을 잘 읽지 못하더라도 본인이 그 이외에 잘 할 수 있는 분야를 개척한 사람들도 있지만 사실 이는 매우 소수입니다. 이들의 학창시절에는 난독증이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에 진단이 없었고, 문제를 잘 모르니 부모와 교사 모두 적절히 대처할 수 없었기 때문에 독서장애의 어려움을 이겨내고 본인이 잘 할 수 있는 분야를 찾아가는 것이 매우 힘들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발달이 늦은 아이들과 독서 장애를 가진 아이들은 어떻게 다를까?

그럼 전반적으로 발달 수준이 낮은 아이들과 독서 장애를 가진 아이들은 어떻게 다르고, 또 교육현장에서 어떻게 다른 접근을 할 수 있을까요?

이 질문에 대답을 드리기에 앞서 하나의 사례를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이 아이는 초등학교 4학년 여자아이입니다. 나이에 걸맞게 착하고 반듯하고 의젓한 아이였어요. 그런데 담임선생님은 한글 자모를 전부 가르쳐줘도 다음주가 되면 다 기억해내지 못한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실제 검사자가 ㅏ, ㅑ,  ㅓ, ㅕ 를 짚어가면서 어떻게 소리내는지를 물어보면 ㅠ, ㅛ 등 조금 더 복잡한 모양을 갖는 모음을 읽지 못합니다. 특별히 주의 집중에 문제가 있어보이지도 않고요.

한글 자모를 모두 구분해내기 어렵지만 청각에도 문제가 없고 의사소통도 꽤 원만하게 이루어진다는 점을 감안하여 받침이 없는 글자, 단어, 문장으로 이루어진 텍스트를 먼저 제시해주었습니다. “아우, 가수, 두루미, 가나, 드아, 자고”라는 글자를 먼저 제시하고 그 후에 “어머니가 바다에서 노래해요. 코스모스가 피어나요. 버스 타려고 기다려요”가 차례대로 나타나는 텍스트입니다.

어떤 글자를 읽을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지시하지 않았는데도 소리내어 읽는 데 우선 제지하지 않았습니다. 리더스아이는 턱받침에 턱을 대어 머리를 고정시킨 후 눈만 움직여서 글을 읽도록 하기 때문에 소리내어 읽으면 아무래도 눈의 움직임이 더 산만해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 점을 감안해서 아래그림을 살펴보셔야 합니다.

위의 그림을 보면 한 글자를 읽어내기 위해 눈의 응시 지점이 자주 바뀐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첫번째와 두번째 두 줄만 보시면 특히 “루”와 “드”에서 눈이 짧게 자주 움직입니다. “루”와 “드”는 이 아이가 읽어내는 게 특히 어려웠던 글자입니다. 이것 하나만 봐도 이 아이가 글을 잘 읽지 못한다는 점을 보여준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보통 난독증이 있는 아이들의 눈 움직임은 도약운동에서 이탈이나 역행이 많기는 하지만 거의 정상 범위에 있음에도 한 글자, 한 글자 읽어내는데 시간이 많이 걸려서 원의 크기가 상당히 크거든요. 조금 다른 패턴을 보인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이 아이는 글이 어려웠냐는 질문에 글이 어려웠다고 대답했어요. 보통 독서 장애를 갖고 있는 초등학생의 경우에 본인의 어려움을 솔직하게 자가보고 할 수 있는 아이를 포함해도 읽은 글이 어려웠다고 말하는 경우는 없습니다. 독서 장애를 갖는 아이들이 겪는 어려움은 과제가 쉬워보이는데도 그걸 해낼 수 없다는 사실에서 비롯되는 주관적 좌절감에 가까울 겁니다. 실제로 내용이 나이에 비해 상당히 쉽고, 글자가 크기 때문에 한 눈에도 과제가 그다지 어렵지 않다는 것을 직관적으로 알기 때문이에요. 그렇지만 이 아이는 글 자체가 어려웠다고 말합니다. 큰 그림이나 전체를 보는 감각, 과제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도록 만드는 여러가지 심리적 전략 등 글자를 읽어내는 과제수행 이외의 “능력”이 떨어질 수도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위의 그림은 이 아이가 두 번째로 읽은 글에 대해서 문제를 풀 때 눈의 움직임을 포착했습니다. 독해에만 어려움을 갖고 있는 아이와 마찬가지로 문제영역을 끝까지 읽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난독인 아이의 경우에는 문제를 맞추기 위해서 어떤 영역을 보아야 하는지 대충이라도 파악을 합니다. 다만 문장을 끝까지 읽어내지 못하거나 시간이 아주 많이 걸리겠죠. 이 아이의 경우에는 눈이 거의 모든 부분들을 보면서 답을 찾으려고 했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글을 읽을 시간을 충분히 주었고 문제를 맞추기는 했지만 실제 문제를 이해하지는 못했거든요. 그래서 문제를 읽어주고 답을 찾아내게 했어요.

같은 문제를 풀 때 글읽기의 어려움이 있는 2학년 남자아이가 눈을 어떻게 움직였는지를 아래 그림으로 비교하면 그 차이가 금방 보일겁니다. 아래의 그림에서 이 2학년 남자아이는 비록 문제를 맞추지는 못했지만, 문제를 풀기 위해서 어떤 영역을 봐야 하는지를 금방 찾았기 때문이에요.

물론 위와 같이 지극히 간단한 부분만 가지고 정확한 진단을 내릴 수는 없습니다. 독서장애를 갖고 있는 아이들의 문제가 독서장애 자체 또는 전반적인 뇌기능의 문제라는 최종 진단을 위해서는 이보다 더 다양하고 풍부한 정보를 가지고 접근해야 할 겁니다.

그러나 이 아이가 독서 장애만이 문제인 학생이 아니라면 글을 읽기 위해서 보통의 난독증을 가진 아이와 다르게 더 길고 단순한 독서 훈련을 거쳐야 할 겁니다. 난독인 아이들과는 다르게 빨리 글의 내용을 파악하고 싶어하는 욕구와 그 욕구의 반복적인 좌절 등을 경험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지도할 때 특별히 난독 증세를 가진 아이들을 위한 맞춤 트레이닝(글을 읽는 속도를 인위적으로 조절해주는 프로그램 등)도 불필요할 거고요. 증세의 원인을 파악하기 위한 여러 테스트를 거칠 필요도 없습니다. 난독증을 가진 아이들에게 제대로 된 독서 훈련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지식과 기술과 전략이 요구된다는 부분을 강조해서 말씀드리고 싶네요.